2020.10.12

memo2020. 10. 12. 22:18

 

갓기천사 데려옴 ㅠ_ㅠ9

 

데려와서 초월도 시켜 줌 영웅 란에서 계속 눌러 보고 있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는 cv가 (이하생략)

빨리 골드 벌어서 6초 시켜줘야지.... 나인깅.... 가난한 로드지만 최고로 만들어줄게....

 

 

 

배율 120%에서 가장 가독성이 좋은 블로그(아닐 수도 있음)

etc 란에도 글 하나 정도는 올리고 싶은데 올리고 싶다는 생각만 한 달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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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운의 여신이 자신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던 순간은 과연 언제였을까? 조슈아 레비턴스는 자신의 삶에 필요 이상의 연민을 느끼는 부류와는 달랐으나, 그렇다고 자신의 삶에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것만은 또 아니었다. 그 결과 오늘에 이르러 조슈아 레비턴스는 자신의 삶을 한 단어로 정리하는 데 성공했다. 불운.

 

  사람이 일평생 거머쥘 수 있는 행운에 총량이라는 게 있다면, 그의 삶에 찾아온 행운이란 발치에 고인 물 정도였다. 흠뻑 젖는 건 당연 불가능하거니와 목마른 개가 목을 축일 만큼도 되지 않는 극히 미미한 양이었다. 처음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조슈아 레비턴스는 새삼스레 장탄식을 늘어 놓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진 않았다. 그냥 이 한마디를 속으로 삼켰을 뿐이었다. 운이 없군. 그러고는 찰박거리며 물장난을 칠 수조차 없는 메마른 땅 위에 서서 가만히 지난날을 돌이켜 보았다. 그러자 두 가지 사실이 명쾌해졌다. 정말로 운이 없는 삶이었으며(그러나 운이 없다는 사실은 그에게 별 감회를 주지 못했다), 불행은 언제나 일정한 전조를 지닌다는 것이었다.

 

  아발론의 기사들이 난데없이 들이닥친 건 이 같은 사실이 그의 안에서 명쾌해진 직후였다. 아름다운 여신은 타국의 로드를 갈루스로 이끌었고 제국을 와해시킨 건 신의 섭리가 아닌 인간의 의지였다. 불운한 남자는 초상능력이 억제 된 수갑을 차고 선 채 황제의 죽음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것이 시대가 그에게 부여한 의무였다. 조슈아 레비턴스는 단순히 뭉개진 살과 꾸덕한 피로 돌아간 황제를 보며 생각했다. 제국을 무너뜨린 이들의 습격에는 일정한 전조가 있었다. 불행은 아니었다. 

 

  불운한 남자가 자신을 엄습해오는 불행을 직감한 건 시일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그날 조슈아 레비턴스는 파견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왕성의 복도에 깔린 융단을 따라 걷던 중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바네사 테레즈 알드 룬과 샬롯 그레이스였다.

 

  조슈아 레비턴스는 응당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길을 돌아가려 했으나 그 순간 조슈아 레비턴스에게 허락되지 않은 선율이 그의 귓가를 사로잡았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선율은 그 언젠가 전쟁의 여신을 베어내고 그의 수급을 높이 치켜들고자 했던 전 특임대대장을 징벌하는 듯했다. 조슈아 레비턴스는 약속처럼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오직 바네사 테레즈 알드 룬의 이름 자에만 존재하는 국가의 노래가 조슈아 레비턴스의 귓가를 할퀴고 지나갔다. 조슈아 레비턴스는 발걸음을 돌리지 않았다. 

 

  그늘진 눈이 저만치 멀리에 있는 망국의 왕녀를 고용히 응시했다. 연주를 하는 동안 바네사 테레즈 알드 룬의 얼굴엔 다양한 감정이 깃들었다가 금세 저물기를 반복했다. 조슈아 레비턴스는 개중 몇을 읽었으며 몇은 읽어내지 못하였고 또 몇은 감히 읽어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바네사 테레즈 알드 룬의 얼굴에 미미하게 미소가 감돈 순간이었다. 조슈아 레비턴스는 제 가슴이 별안간 뛰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는 도시 알 수가 없었으나 단 한가지만은 명확했다.

 

  불행은 언제나 일정한 전조를 지닌다. 자신은 제대로 저항해보지조차 못한 채 패배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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