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7

memo2020. 10. 27. 01:10

 

 

  우리집 불효자를 소개합니다(정령석 9개)

 

나에게 왜 이러는 거니 크롬아 

 

 

 

 

  아니 난 정말 깊생 안 하려고 했는데.... 그치만.... 

 

  위무선은 언제나 자신이 있을 곳을 필요로 했고(위무선은 의식하지 못했고 동시에 그럴 의도도 없었겠지만, 은연중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곳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매 순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장소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전생에서는 그들이 필연적으로 한 번 어긋날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 위무선은 1. 남망기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2. 당시 위무선을 필요로 했던 곳은 막 재건을 마친 연화오나 난장강이었지 고소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망기의 말은 위무선에게 닿지 않고 '돌아가자'라든가 '돌아오라'는 말이 위무선에게 어떤 영향도 줄 수 없었던 것이다....ㅠ_ㅠ

 

  사실 난 4권의 고백씬이 상당히 뜬금없다고 생각하는데 깊.생을 하면서 과몰입 하면 마냥 뜬금없는 것만도 아니다. 전생에선 내내 닿지 않았던 남망기의 말(이는 마지막에 남망기가 위무선을 난장강으로 데려다 놓았을 때, 남망기가 영력을 불어넣으면서 전심을 다해 고백한 그 모든 말이 물거품처럼 흩어진 것에서 종지부를 찍었다)이 이번 생에서는 위무선에게 닿았거든.

 

  여러 일을 겪으며 위무선은 남망기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 역시 남망기를 그만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생에서 마침내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위무선은 겨우 손에 거머쥔 이 해답을 또다시 자신의 과오로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자기가 하려고 했던 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그르치고야 만' 그때와 같은 결말을 또 맞이하고 싶진 않은 것이다. 뜬금없어 보이는 고백씬 같긴 한데 이러한 마음의 발로라고 생각하면 납득이 감. 그러니까 그만큼 남망기가 소중한 거지. 그 결과 이번에 위무선은 꺼지라고 하는 대신 서로가 서로의 곁에 있음을 실감할 수 있도록 꽉 안아달라고 한다. 

 

   "너와 평생 야렵하고 싶어."라는 말은 정말 분위기도 뭣도 없는 투박하기 그지 없는 고백이지만, 위무선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이만큼 가슴 절절한 고백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이게 바로 과몰입 오타쿠의 말로인 거지). 위무선은 언제나 자신이 있을 곳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 곁에, 바로 그 장소에 존재했다. 두 번의 생을 살면서.... 위무선은 마침내 확신하게 된 것이다. 남망기의 곁이야말로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라는걸. 고소도 아니고, 연화오도 아니고, 그 어디도 아닌 남망기의 곁 말이다.

 

  아니 그래서 말이야.... 13년 간 한 사람만을 찾아 헤매던 인물에게 "나 여기에 있어!"라는 대답을 돌려주는 게 너무 좋다고.... 13년 간 악몽 속을 헤맨 인물에게 "여기에 있어."라는 대답을 돌려주는 게 너무 좋다고.... 서로가 서로의 곁에 있다는 걸 확신시켜주는 그 대답이 너무너무너무 좋다고.... 본편 마지막에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은 것도 너무너무 좋다고 남망기는 위무선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니까.... 전생에서는 강제로 시선이 떨어져야만 했으니까....(와 이거 다시 생각하니 정말 너무 좋은데)

 

  그래.... 결국 좋다는 얘기가 하고 싶었다.... 원래 좋아하게 되면 좀 구구절절 떠들어보기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그렇지만 사실 이젠 떠드는 게 너무 무섭다 그래도 여긴 개인 티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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